오랜만에 영화평을 써본다. 음악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는데, 잘 써질지 모르겠다. 간만에 보게되는 장학우에 대해 반가운 면이 있었다. 학창 시절때 첩혈가두를 보고 그의 연기에 감동을 받았지만, 그 뒤로 웃긴 역활만 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그런 이미지가 굳어져서 그런지 잔인한 보스를 연기하기엔 좀 역부족인 면도 있었다. 그리고 뒤로 묶은 레게 머리를 하고, 현란한 의상과 악세사리를 한 보스가 있을까 생각하면 글쎄 아니올시다 일거 같다. 유덕화도 역시 숏컷이 어울리지 긴머리는 어울리지 않는거 같다. 하지만 뭐 느와르를 신대세 감각으로 신선하게 해석한거 같다. 맨날 깍두기 머리에 검은 양복만 나오면 아무리 느와르라 해도 식상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치중한 부분이 영상미인것 같다. 곳곳에 숨겨진 기법이나, 색감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마지막 오마쥬 장면은 "친구",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화면에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흡사 한국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강호, 그곳은 중원 무림 시대부터 고수들의 꿈의 섬이었던가 피의 살육과, 암투가 끊이지 않는, 최고의 고수도 최후의 승자도 없는 그 곳은 수 세대를 지나서도 끊임없는 굴레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감독도 두 친구를 통해서 그걸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진관희가 장학우가 된다는걸 진관희가 손을 다칠때 너무 쉽게 알아버렸다. 그래서 감옥씬이 좀 시시했던 것 같다. 이 영화 한편을 보고 홍콩 느와르의 부활이라고 얘기 하기에는 좀 역부족인 면이 있다. 하지만, 부활을 꿈꾸는 간곡한 회생의 노력이 물씬 베어나온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나중엔 큰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란걸 직감할 수 있다.
무간도나 폴리스스토리5에서 보여준 것처럼 중국영화가 작품성으로 승부한다는 말도 안되는 등식이 성립되버린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