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

조커 vs 조커:폴리 아 되

by 천년백랑 2024. 11. 9.
728x90

(스포일러 주의) 

조커 1편 포스터(좌) 와 조커 2편 포스터(우)

 

오늘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1편과 2편에 대해 오랜동안 별러왔던 기획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조커

2019년 개봉한 영화 '조커' 를 처음 보았을 때 난 사실 실망했었다. 아마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를 연기한 '히스 레져' 와 너무나 비교가 된 때문이었으리라.. 

 

호아킨 피닉스(좌)와 히스 레져(우)

 

강하고 광기어린 파괴자 히스 레져에 비하면 호아킨 피닉스는 그냥 머저리 그 잡채였고, 어쩌다 살인을 저지르고는  그 것에 맛들려 계속 자기를 과시하려는 인생포기자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화려한 액션이나 멋들어진 무기도 없었기 때문에.. 

 

마치 상업영화를 보러 갔는데 다큐멘터리를 보고 온 느낌이랄까? 

 

그러나 두 번째 보았을때 비로소 감독의 의미와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깨닫게 되었다. 

 

'아서 플렉' 이라는 한 개인이 '조커' 라는 살인마로 될 수 밖에 없었던 그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너무나 연민의 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나열해 보자면.. 

 

  1. 어릴 때부터 '감정실금' 이라는 정신병을 갖고 있었다. 전두엽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 고장난 병이다. 그래서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에서 자꾸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외에도 망상장애를 앓고 있다.
  2. 어릴때부터 어머니의 정부로부터 육체적, 성적으로 학대를 받아 왔다. 어머니는 그것을 보고도 방관했다. 아서가 전두엽을 다친 것도 어릴적 학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3. 어머니의 말대로 고담시 최고의 갑부 '토마스 웨인' 의 사생아 인줄 알았는데, 웨인 저택에서 식모로 일하다 망상장애로 쫓겨난 어머니의 상상에서 나온 시나리오 였다. 아서 본인도 어머니가 양자로 들인 아들이기 때문에 어머니 페니 플렉이 친어머니도 아니었다. 
  4.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서 코메디언이 되었지만, 그의 코메디는 지독하게 재미가 없어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5. 다른 사람들과 공감능력이 없고 연약한 몸 때문에 항상 놀림을 받고 주변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총을 얻게 되고 지하철에서 남성들로부터 학대를 받을때 그 총으로 응징을 함으로써 속에 지니고 있던 응어리들이 뻥 뚤리는 쾌감을 얻었을 것이다.  망상과 분노, 보상심리가 점점 더 그를 '살인' 이라는 해방의 길로 이끌었을 것이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라고 조커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는 그를 판단하거나 단죄 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이렇게 조커라는 인물에 대해 인간적으로 나를 납득시켰다는 대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준 상징적인 심볼이나 경쾌한 음악은 충분히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장치가 되었다. 

 

조커:폴리 아 되 

자 이제 조커의 연장선상에서 '조커:폴리 아 되' 를 본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망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건 마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어떻게 하면 더 새로운 양념을 뿌려서 더 신선하게 만들어볼까? 그래 가가라도 불러다가 뮤지컬 영화라도 한번 만들어볼까?"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든다. 

 

 

물론 1편 처럼 1번 더 볼 기회가 있다면 그땐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써는 그렇다. 

 

특히 최악은 뮤지컬 요소를 넣은 것이다. 뮤지컬이라고 해서 뮤지컬도 아니고 그냥 독백을 노래로 하는 것 뿐인데, 문제는 호아킨은 노래를 너무 못하고, 가가는 연기를 너무 못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독백 부분을 나레이션이나 다른 방법으로 처리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레이디 가가가 분한 리 퀸젤은 상습적인 거짓말장이에 SM양쪽 성향을 다 갖고 있는 변태 싸이코로 나오는데, 외모적으로 봤을 때는 너무 수수하기 때문에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타 시리즈에 나오는 할리 퀸은 늘씬한 몸매와 섹스어필적인 복장으로 팜므파탈의 매력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에서 할리 퀸은 옆집 아줌마 같은 비쥬얼이 아닐까 한다. (물론 좀 더 현실적이지 않냐는 의도라면 나름 설득력은 있다) 

 

 

내용상에는 아서 플렉과 조커를 이중인격으로 보고 변호사가 무죄를 주장하는데, 사실 조커가 이중인격인지, 내적 폭력 성향인지 그것 조차도 불분명하다. 무죄를 받고 싶은 욕구와 자기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아서 플렉은 변호사를 해고하고 자신이 직접 변호를 하다가 자기가 조커임을 부인하게 되고 이것은 결국 리 퀸젤의 마음을 떠나가게 만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커는 감방 동료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는 영화 '친구'에서 마지막 장동건이 칼침을 맞듯이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죽게 되고 감방동료는 아서 플렉을 찌른 칼로 자기 입을 찢는데 이로써 그가 새로운 조커가 됨을 암시하고 이 후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연결된다는 기적의 논리를 시전한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발길에서의 느낌은 암울하고 허무하고 허탈한 감정의 느낌이었다. 

728x90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브스턴스  (2) 2024.11.17
톤비 (TOMBI : Father and Son) 영화리뷰  (24) 2024.11.07
미국판 아저씨 '비키퍼'  (0) 2024.04.15
초고령화 시대 노인 안락사 프로그램 '플랜 75'  (5) 2024.04.15
듄 파트2  (0)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