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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폭력교실과 마츠다 유사쿠

by 천년백랑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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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졸업을 앞 둔 중3 시절이었을 것 같다. (1989년 정도?) 동네에 만화가게가 있었는데 안쪽에 쪽방이 3개 정도 있었고 우리는 그곳을 비디오방이라고 불렀다. 3명이서 2500원 정도를 내면 비디오를 틀어주는 곳이었다. 가게 주인이 손수 만든 영화 리스트집을 보고 아이들이 어떤 영화를 볼지 선택하면 그 영화를 아줌마가 틀어줬는데 포르노는 아니고 주로 아이들이 볼 수 없는 성인영화나 일본영화를 틀어주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문화는 불법이었다) 배고플 때면 라면을 시켜서 먹으면서 영화를 보았고 , 좀 까진 애들은 담배를 피며 보았는데 그때 보았던 이 폭력교실이라는 영화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내용을 간략히 이야기 하자면 

 

한 학교에 폭력 써클이 있었고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 학교에서 데려온 선생은 무려 복싱 시합을 하다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전직 복싱선수 출신의 선생이었다. 선생과 폭력 써클의 대립과 갈등이 이어지다가 이사장의 비리를 알아내고 선생과 폭력 써클 아이들이 뭉쳐 이사장 측 사람들과 싸워 이긴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 폭력 써클 아이들이 리젠트 머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폭력을 일삼고 선생도 막 강간하는 내용은 당시 우리나라 상황이나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라 너무 충격적이었고 도대체 일본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라는 것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며 오랜 동안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성인이 된 한참 후에

어느날 우연히 어릴적 재미있게 보았던 그 영화에 대해 정보를 검색하던 중, 그 선생역이 마츠다 유사쿠, 불량써클 두목역이 다치 히로시, 불량 써클이 락밴드 쿠르스(Cools)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재일교포 출신의 마츠다 유사쿠는 당대 최고의 일본 인기 배우였으며 헐리웃 영화 '블랙레인'에까지 출연했었다. 안타깝게도 블랙레인 촬영 당시 방광암에 걸렸다는걸 알았고 영화 촬영에 지장이 있을까봐 모든 스탭에게 숨겼다고 한다. 결국 영화 개봉 이듬해인 1989년 11월에 향년 40의 나이로 안타깝게 영면을 하게 되었다. 

 

 

불량 써클의 두목 역을 맡은 다치 히로시는 일본 대표의 중견 배우가 되어 아직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다치 히로시
 

내가 포스팅 했던 야쿠자와 가족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마츠다 유사쿠는 183Cm의 큰 키와 강한 이미지로 (가라데 2단이라고 한다) 하드보일드한 액션물과 형사물에 주로 출연했으며 그의 독보적인 캐릭터와 이미지는 많은 작품과 캐릭터에 귀감이 되어 활용되어 오고 있다.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 캐릭터 

 

 

원피스의 '아오키지' 라는 캐릭터 

 

또한 그의 두 아들 마츠다 류헤이와 마츠다 쇼타도 일본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로 자리매김 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츠다 류헤이(좌)와 마츠다 쇼타(우)

 

 

마츠다 류헤이는 한국에서도 개봉한 고하토, 나나, 그리고 내가 포스팅 했던 우울한 청춘 등의 영화에 출연했었고, 

 

마츠다 류헤이 출연작 

 

 

마츠다 쇼타는 라이어 게임, 꽃보다 남자 등의 영화/드라마에 출였했으며 그런 작품보다는 오히려 커머셜 광고나 모델일을 더 많이 해서 더 친숙한 이미지가 있다. 

마츠다 쇼타 출연작 

 

마지막으로

재일교포라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피를 타고난 큰 키와, 끼, 흥은 축복받은 그의 재능이다. 그런 그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일본 영화계에 좀 더 큰 임팩트를 남겼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일본 문화가 개방된 이후라면 한일 공동 작품도 기대해 볼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떠났고 대신 그의 아들들이 아버지의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한정된 지면에는 다 나열할 수 없지만, 수 많은 주옥같은 그가 남긴 작품들도 있다. 물론 구해서 보긴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그의 행적을 추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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