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청춘

백랑칼럼/영화평론 | 2014.08.30 12:32 | Posted by 21c 글로벌 선진 리더 천년백랑

 


우울한 청춘 (2002)

Blue Spring 
8.4
감독
토요다 토시아키
출연
마츠다 류헤이, 아라이 히로후미, 타카오카 소스케, 야마자키 유타, 오시나리 슈고
정보
드라마 | 일본 | 83 분 | 2002-11-10

 

이 영화를 보고나서, 어디에도 탈출구가 없고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었던 고교시절 나의 젊음의 옥죄를

떠올렸다.

그리고, 엉뚱하면서 반항끼 넘치며 오지게 후까시만 잡던

나의 어둠에 친구들도 떠올렸다.

거리낌 없이 자행되는 교사 폭력과,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 적갈색

담장은 전혀 무너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던 철용 교도소였다.

등수 하나로 적이었던 친구들, 흥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주입식 교육. 그 속에서 우리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철저한 아웃사이더가 되어 갔다.

이 영화는 그런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진학이냐, 취업이냐,

유급이냐를 두고,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이 갈팡질팡하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가 결국 당황해서 무모하게 돌진해

나간다. 야쿠자의 쫄따구가 되며, 친구를 죽이기도 하고,

도전하는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카메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낙서투성이에 낡은 회색벽 학교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 속에서 폭력과 무관심의 희생양이 되는 학생들. 아니

어쩌면 그들을 그토록이나 짓누르는 것은 회색 담장이 아닌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일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마음에 들었던 3가지는 촬영과, 극의

흐름과, 음악이었다.

학교를 두루 옮겨다니는 카메라, 흉흉한 학교 건물 위로

아름답게 펼쳐진 푸른하늘, 옥상 난간에 매달린 아오키의

뒤로 지나가는 커다란 비행기 - 아오키의 꿈은 비행기

조종사이다. 축구공을 정신없이 몰고가는 쿠죠를 쫓아다니는

화면. 학생들의 단절된 꿈과 가치없어진 학교의 위상을 너무

잘 표현해준 영상이 정말 마음에 든다.

또한 스토리 베이스가 아니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선의

대립에 의해 극이 진행되어 지는 것도 보다 진보된 형식

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전체적인 구성이 매끄럽고, 학교 내에서 모든

촬영이 이루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단조롭지 않다.

그리고 마치 클럽에서나 들음직한,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듯한 라이브 뮤직같은 BGM이 순수하고, 돌발적이고 다듬어

지지 않은 학생들의 모습과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쿠죠를 좋아하는 아오키는 쿠죠의 위상을 높여주려고 노력

하지만, 쿠죠에게는 그런 것이 별로 중요치 않다.

아오키의 관심은 점점 집착이 되고, 그럴수록 쿠죠는 더

멀어져 간다. 결국 어눌하고 따뜻했던 아오키는 차가운

도전자로 돌변한다. 아오키의 변신은 정말 압권이었다.

하얗게 민 옆머리와 눈썹, 슬픈 킬러같은 눈빛.

두 손을 검은 락카로 칠하고 옥상 난간에 매달려 있는

그의 모습은 억만불짜리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장명이다.

그리고 연애편지에서는 별로 못느꼈었지만, 마츠다 류헤이의

예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도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 정서에 안맞는 부분도 좀 있지만, 스타일 좋은

일본 영화 중에서도 단연 톱으로 꼽고 싶은 멋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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