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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12

이치 더 킬러 물론 다른 충격적인 장면들도 다 인상깊었지만, 이 영화만이 주는 암울한 느낌이 있다. 관악기의 뽕짝같은 배경음악이 나오면서 죽지 못해 사는.. 아니 죽기를 기다리며 사는 등장 인물들의 처량한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일본인들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상처를 어둠의 미학으로 표현해 낸 것 같다. 원래 일본 민족은 밝고 유쾌한 민족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부 시대를 거치며 피의 통일을 이루고서는 어둡고 음습한 민족성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음탕한 것과 잔인한 것을 즐기는 기질이 있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강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치는 자신을 놀리는 자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가키하라는 자신을 때려눕혀줄 강한자를 찾는다.. 2014. 8. 30.
철남 어렸을때 꾼 꿈중에, 이런 꿈이 있었다. 마치 헐크처럼 누군가 나를 무척 괴롭히자, 내 몸이 점점 커지더니, 내 피부가 벗겨지고 거대한 괴물이 되었는데, 그것은 태권V나 마징가Z 같은 쇠로 된 거대한 로봇이었다. 마치 만화영화처럼 싸우다가 싸움이 끝나자 점점 몸이 작아지며, 쇠의 갑옷은 다 벗겨지고 다시 원래의 내 모습이 되는 그런 꿈이었다. 아마 츠카모토 신야 감독도 자기 식의 그런 꿈을 꾸고는 아니면 그런 상상을 하고 이 영화의 모티브를 잡은 것 같다. 다만, 내가 꾸었던 산뜻하리만치 자연스러운 영상이 아닌, 기이하고 흉측하고 잔인한 형상으로 인간과 쇠의 경계를 이 영화에서 허물어버렸다. 50-60 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무성에 흑백 필름. 과연 일본 호러 영화의 조상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괴이.. 2014. 8. 30.
지옥갑자원 이 정도의 엉망진창에 감독의 주관이 자기 멋대로이고, 말도 안되는 영화는 별로 본적이 없다. 호러나 다큐, 하다 못해 실험적인 영화를 봐도, 명확한 주제가 있고, 극의 흐름이 있고, 일관된 주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는 말도 안되는 스트리에 말도 안되는 상황 전개, 야구를 마치 토너먼트 패싸움으로 묘사하고, 등장인물이 뮤지컬을 하질 않나, 개가 독백을 하지 않나.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 야구에 대한 멋대로의 해석을 일관성 없이 주절대고 있다. 마치 영화를 얼마나 망칠 수 있나를 보기 위해 쉼 없는 연구 끝에 완성한 영화인 듯 하다. 등장인물은 메니악에서 많이 차용한 것 같다. 푸른 피부나, 이유없이 나타나서 이유없이 죽이는 성격도 또한 똑같다. 영화를 본 시간이 아까우리만치 황당하고 말이 안되는 영화.. 2014. 8. 30.
일렉트릭 드라곤 80000 V 역시 무척이나 난해하고, 이해가 안가는 영화였다. 파충류 친구와 반불의 대립구도로 상황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전기, 전자, 통신 전공과 아무 상관도 없는 두 주인공이 전기, 전자, 통신을 떡 주무르듯 다룰 때는, 먼저 부러움이 앞선다. 나도 전봇대에서 전기 충전 좀 받고 싶은 생각 뿐이다. 그리고 왕년에 일렉기타 좀 만졌던 사람으로서 말도 안되게 휘두르는 기타실력으로 좀 언짢긴 했지만, 그래도 폼 하나는 프로 버금가더라.. 아사노 타다노부를 높게 평가하지만, 그런 오바연주까지 가능할 줄은.. 내용은 없었지만, 꽤 박진감 넘치고, 스타일리쉬 하고,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흑백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화면을 담아냈으며, 약간의 특수 효과와 에니메이션이 살짝 살짝 소스로 곁들여져 보.. 2014. 8. 30.
오디션 제목만 보고는 가수를 다루는 음악영화나 음악인의 삶을 다루는 다큐, 내지는 그런 삶을 사는 인간들의 멜로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하는 관중들에게 이 영화는 전혀 색다른 내용을 선사한다. 그것도 섬뜩하리만치 진저리 쳐지는 공포를.. 이 영화에서의 오디션은 주인공이 재혼을 하기 위한 최선의 목적이었지만, 그에게 안겨준 결과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들쑥날쑥한 스토리 전개에 약간 복잡한 감을 주지만.. 이 역시 한 메저키스트가 세디스트로 변모해가는 변태물임에는 틀림없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한 인간의 내면에 지독한 성장의 고통이 있었고, 그 고통으로 인해 온전한 사랑을 갈구하며, 주인공을 파멸시켜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두려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지메와 폭력이 한 인간을 어떻게 파멸시켜가.. 2014. 8. 30.
우울한 청춘 이 영화를 보고나서, 어디에도 탈출구가 없고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었던 고교시절 나의 젊음의 옥죄를 떠올렸다. 그리고, 엉뚱하면서 반항끼 넘치며 오지게 후까시만 잡던 나의 어둠에 친구들도 떠올렸다. 거리낌 없이 자행되는 교사 폭력과,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 적갈색 담장은 전혀 무너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던 철용 교도소였다. 등수 하나로 적이었던 친구들, 흥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주입식 교육. 그 속에서 우리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철저한 아웃사이더가 되어 갔다. 이 영화는 그런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진학이냐, 취업이냐, 유급이냐를 두고,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이 갈팡질팡하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가 결국 당황해서 무모하게 돌진해 나간다. 야쿠자의 쫄.. 2014. 8. 30.
꿈의 미로 원제는 꿈의 은하라고 되어 있는거 같은데 우리 나라에는 꿈의 미로라고 알려진 것 같다. 원제를 파악하는게 무지 힘들었다. 97년 작 치고는 상당히 고전풍이 짙다. 흐릿한 흑백 필름과, 당시 미남 미녀의 기준으로 보여지는 두 남녀 주인공이 나오는데, 여자는 진짜 60-70년대 잘나가는 여자 모델을 보는 듯 했고, 남자주인공인 아사노 타다노부에게 이렇게 말끔한 꽃미남 스타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 (다른 영화들에서 너무 터프하거나 망가지는 스타일로 나와서) 영화는 좀 난해하고, 여러가지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진짜 남자가 살인귀인지 또 마지막에 여자를 죽이려 했던건지, 그랬다면 자기가 죽어가는데도 왜 괜찮냐고 물어본건지.. 현대판으로 치자면, 로맨틱 스릴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절제된 흑백 화.. 2014. 8. 30.
헬프리스 한 피라미 야쿠자가 감옥을 출소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맹목적으로 죽은 보스를 찾으려는 야쿠자와 그의 친구, 카메라의 시선이 둘을 번갈아 갈 동안 그들은 의미 없는 폭력을 자행한다. 삶의 불안 속에 죽일 수 밖에 없는, 죽을 수 밖에 없는 내면의 분노와, 그로 인한 복수가 팽배해지며, 겉잡을 수 없이 이성을 잃어가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그리고 또 비극인지, 희극인지 모를 의미 없는 결말. (아사노와 야쿠자의 정신지체 여동생은 잃어버린 토끼를 찾아 나선다.) 이지메와 폭력으로 얼룩진 일본 사회의 단면을 묘사한 것 같다. 2014. 8. 30.
유레카 중등생의 살인이나, 남매에 대한 텔레파시 설정은 좀 현실과 동떨어진 경향이 없지 않다. 또한 3시간 반이 넘는 런타임 시간에 엉덩이 땀띠를 불사하고 완파했지만, 아오야마 신지에게 깐느 영화제 수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매일 같은 코스를 빙글빙글 도는 버스 보다는, 새로운 버스를 타고 싶어하는 사와이. 말을 하지 않고 서로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남매. 그러나 아무리 벗어나려고 노력을 해도, 그들의 행보는 같은 길을 빙글빙글 맴돌 뿐이다. 마지막에 여자애가 주변 사람들을 부르며 조개 껍질을 버리는 장면에서 비로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밝은 미래를 암시해 주는 것 같다. (그 이후, 흑백이었던 화면이 칼라로 바뀌는 부분에서 더 강하게 알려준다) 마치 불교에서 얘기 하는 해탈의 경지처럼... 2014. 8. 30.
쏘아올린 불꽃, 아래서 볼까, 옆에서 볼까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담을 영화로 만든 것 같다. 동심의 한 자락에서 있을 것 같은 이야기로 처음엔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으나, 보면 볼 수록 동심에 빠져들고 영화에 빠져드는 내 자신을 보고 놀랐다.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면 둥글까 납작할까. 마치 국내영화 '친구'에서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에 나오는 조오련과 물개같다. 결국 마지막 장면에 불꽃놀이 기사를 초빙하여 진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어른들조차 그 해답을 잘 모른다. 또래보다 성숙한 나츠나가 왜 남자를 꼬득여서 집을 나갈 생각을 했는지, 또 왜 다시 마음을 바꿨는지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위험한 상상까지 했었는데,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감 밖에는... 아역들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웠고, 이야기가 재미있다기보다 알게.. 2014. 8. 30.
피와 뼈 본의 아니게 두 번씩이나 보게 된 영화. 처음 볼땐 몰랐는데, 일단 화려한 캐스팅에 놀랐다. 기타노 다케시와 오다기리 죠는 기본이고, 우울한 청춘에서 냉혹한 도전자를 보여준 아라이 히로후미(재일교포 3세라는 것을 자료 검색하다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약방의 감초 같은 쿠니무라 준, 테라지마 스스무 등의 주/조연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어설픈 한국어 발음이 거슬리긴 해도, 이 영화는 재일동포 1세대 2세대인 한국인의 처절한 삶의 모습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리얼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교에서, 공장에서, 시장에서, 가정에서 조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그들이 나아가야 했던 아니 나아갈 수 밖에 없던 그 길은 자갈투성이의 가시밭길이었다고 해도 과언.. 2014. 8. 30.
푸른불꽃 한없이 조용할 것만 같은 바닷가 어느 시골 마을 자전거와 전철로 통학하는 학생들. 고지식 하지만, 인간적인 선생님.장난치는 아이들. 어느것 하나 균형 잡힌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소년의 집에 이혼한 계부가 멋대로 자리 잡으면서 서서히 균형이 깨져간다. 약간의 인내로 해소될 그 불균형을, 지나치게 똑똑한 소년은 견디지 못하고 일을 벌려 나간다. 소녀가 그렸던 30년 후의 소년의 모습처럼, 사건이 없었다면,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소년은 태어난 이후로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과연 잡힐 것인가, 안잡힐 것인가 숨죽여지는 스토리를 음미하면서 작가의 성향이, 인본주의적인가 도덕주의적인가에 대해 갈등을 많이 했지만,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그런 갈등이 의미가 없어졌다. 가족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려다가 .. 201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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