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를 한마디의 말이나 일차원적인 표현으로 이야기 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거기에는 역사의 흐름의 영향이 있고, 그 때 그 때 발생하는 시대적 사건이나,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감성이 녹아들어 대중예술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아픈 과거의 역사 때문에 멀리 하고 싶은 마음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 때문에 자주 들여다 봐지게 되는 때문일 것이다.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닮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지만, 상호 연관 작용을 하며 미묘하게 같이 흘러가는 기류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여러가지 면에서 그런 흐름을 잡을 수 있겠지만, 일단 오늘은 한국, 일본 양국의 톱스타들을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모델 출신 젠틀남 대결" - 차승원 vs 아베 히로시
두명 다 모델 출신 배우로 188, 189의 큰 키와 시원 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일견으로 봤을때의 분위기는 서로 많이 흡사하지만, 차승원쪽이 좀 더 코믹함이, 아베히로시쪽이 좀 더 젠틀함의 이미지가 강하다. 사실 '공부의 신' 드라마의 변호사 역에 차승원이 아닌 김수로가 낙점 되었을때 필자처럼 아쉬웠던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원작인 '도라곤 자쿠라'의 아베 히로시 역에 아무리 생각해도 차승원만큼 딱 떨어지는 이미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엉뚱하면서도 부드럽고 진실함이 묻어 나오는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는 이미지 말이다. 뭐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니까 캐스팅이 되고 안되고가 큰 일은 아니지만 어쨋든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김수로의 연기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귀엽고 댄디한 이미지 대결" - 정우성 vs 후쿠야마 마사하루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이번 2009 홍백가합전을 통해서 알게된 배우다. 2010년 신년벽두 NHK 야심작 드라마 '용마전'의 주연으로 낙점 되어서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역시 보자마자 한국의 정우성과 이미지가 잘 매치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귀여우면서도 부드러운 마스크와 선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프로필상으로는 정우성이 키가 약간 더 크지만 둘 다 180 이상이고 (루저녀가 좋아할텐데 보고 있으려나?)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가수까지 겸업을 하고 있다.
"예쁘면서도 이미지를 탈피한 여배우 대결" - 손예진 vs 후카다 쿄코
사실 얼굴 생김은 그다지 닮은 꼴은 아니다. 손예진은 부드러우면서 선한 이미지이지만, 후카다 쿄코는 약간 날카로우면서 세련된 이미지이다. 하지만 본인의 미모에 만족하지 않고 색다른 연기를 하며 변신을 꿈꾸는 아름다운 여배우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꼽아 보았다. 특히 손예진은 '작업의 정석' 에서, 후카다 쿄코는 '이겨라 승리호(얏타만)'에서 보여준 섹시하면서도 푼수끼 있는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깊다.
"최고의 매력을 자랑하는 카리스마 대결" - 원빈 vs 오다기리 죠
사실 원빈을 기무라 타쿠야와 비교하는 견해가 많이 있지만, 필자는 굳이 비교하자면 기무라 타쿠야는 한국의 장동건과 비교를 하고 싶다. 그 편이 나이도(장동건 72년생, 기무라 타쿠야 72년생, 원빈 77년생, 오다기리 죠 76년생) 얼추 비슷하고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꽃미남 배우라는 타이틀로 봤을 때 역시 일본의 기무라 타쿠야에 대적할 이는 한국의 장동건이 적격이다. 원빈과 오다기리 죠를 비교한 것은 꽃미남 이미지 속에 숨어 있는 터프한 반항기와 강렬한 카리스마가 왠지 둘 다 '제임스 딘' 과에 속하기 때문이다. 어제인가 추노의 오지호와 오다기리 죠를 비교한 기사가 있었는데 필자의 생각에 사실 둘은 거리감이 있다. 무엇이냐 하면 오지호는 아저씨의 비쥬얼이지만, 오다기리 죠는 오빠의 비쥬얼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오지호, 오다기리 죠 둘 다 76년생 동갑이다)
"대표 밴드의 자존심 대결" - 김종진 vs 쿠와타 케이스케
둘 다 양국 근대 보컬계의 혜성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김종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쿠와타 케이스케는 '서던 올 스타즈'에서 구성진 노래와 귀에 짝 붙는 창법, 인생의 깊이를 노래한 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런 명 가수들의 노래는 10년, 20년이 가도 끊기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요즘 음악계의 주류가 되어버린 아이돌 문화의 반짝하고 사라지는 인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부드럽고 귀여운 연기돌 대결" - 김현중 vs 야마시타 토모히사
둘 다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써 (김현중은 SS501,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NewS) 귀여운 이미지로 연기로까지 활동 폭을 넓힌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비쥬얼은 비슷하지만 쟈니즈 주니어 시절부터 야맛삐라는 애칭으로 사랑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아온 야마시타쪽이 아무래도 가수나 연기 활동을 더 활발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야맛삐는 출연한 드라마만 15편이나 된다)
"구성진 트롯의 자존심 대결" - 박현빈 vs 히카와 키요시
둘 다 양국을 대표하는 신세대 트롯(엔카) 주자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박현빈은 맛깔스러운 고음이 장기라면 히카와 키요시는 굵직한 중저음이 매력적이다. '히카와'라는 이름은 한국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키타노 다케시'가 지어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역시 국내에서 트롯이라는 장르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때문인지 박현빈 보다는 히카와 키요시쪽이 훨씬 인기가 높고 네임 파워가 있다. 아무래도 박현빈은 행사가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히카와 키요시는 매년 홍백가합전에 출전하는 명실 공히 일본 최고의 엔카 가수이자 빅스타에 속한다.
"개성 넘치는 신세대 아이콘 대결" - 영웅재중 vs 카메나시 카즈야
김현중 vs 야마시타 토모히사 그룹과 마찬가지로 아이돌 그룹 리더의 대결이다. 그러나 벌써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 규모로만 봤을 때 양국 최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쟈니즈에서 현재 가장 최고의 인기와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리고 양국을 대표하는 유닛들(동방신기, 캇툰)이고 일본에서도 벌써 영웅재중과 카메나시 카즈야의 인기 차트를 관심있게 주시하며 대결 구도를 잡아 가고 있다. 둘 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는 쿨한 신세대의 아이콘으로써 손색이 없다. 다만 영웅재중의 경우에는 동방신기의 법적인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라고, 이번에 캐스팅 된 일본 후지 TV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 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 일본활동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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