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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원스

by 천년백랑 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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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이 도시적 감성을 그린 영화라면, 이 영화는 아일랜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소박한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그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상처받고 지친 가난한 영혼들이 서로를 보듬어 가며 음악으로 치유해 나간다는 소박한 감성의 이야기이다.

 

 

줄거리는 뭐 이렇다 할 큰 스토리 라인은 없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아버지가 있는 시골마을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음악을 하는 글랜 한사드. 이민자로, 도시의 빈민가에서 살지만 마찬가지로 음악을 사랑하는 마르케타 이글로바. 이 둘은 우연히 만나 서로 만든 음악을 공유하고 사이 좋게 지낸다. (요즘 우리 말로 썸을 탄다고 해야 할까?) 더 큰 물에 나아가고 싶은 글렌 한사드는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응원에 힘입어 은행 대출을 받고 거리의 악사들을 영입하여 음반을 제작하고 만들어진 CD를 가지고 런던으로 향하는게 이야기의 전부이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전부 진짜 배우가 아니라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연기를 한 것이다. 그 장단점은 분명히 있을거다. 아무래도 연기는 진짜 배우에 비해서는 서툴거다. 하지만 포맷 자체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내용이 아니고 가난한 음악가들이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내용이므로 크게 이질감이 없다. 장점으로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내공이 장난이 아니라는거다. 특히 글렌 한사드의 절규하는 음성은 무언가 애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은 오픈 결말을 택하고 있다. 글렌 한사드가 만들어진 CD를 가지고 런던에 가서 뮤지션으로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났는지, 못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사실이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이미 관객들의 가슴은 촉촉한 단비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저예산 영화에, 특별한 내용도 없고, 마치 뮤직비디오 몇 개를 얽어 놓은 듯한, 그리고 배우다운 배우는 한 명도 나오지 않는데도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어느 여타 영화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신선함과 참신함이 더 가슴속에 감동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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