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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어언 1달이 다 되어 간다.
지금까지 사용한 폰만도 이번이 4번째이고, 모바일 프로젝트 할 당시 (2002~2003년경) 제조사별로 4대 정도의 폰을 테스트 해 본 적이 있다. 다른 스마트폰이나 신형 폰들도 만져본적이 있지만, 이번에 손에 넣은 아이폰은 그야말로 예술이자, 문화요, 감성의 집합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철철 흘러 넘친다. 대다수의 사용자가 아이폰을 사용해본 이후로 국산 폰이나 윈도우즈 모바일 폰을 쓰레기라고 치부했던 부분과도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을 따라 하거나 모방해서 비슷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쉽다. 국내 대부분의 산업 자체가 그런 식으로 흘러갔으리라. 그러나 진짜 제품이나 서비스에 혼을 담아서,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거나, 고객을 감동시키기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구현이나 기능의 추가로 해결되는게 아니고 철저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끊임 없이 연구하고 다듬어 나가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이 배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애플이기에 가능한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영화 '실리콘밸리의 해적들' 을 자세히 본다면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빨리 만들어서 재빨리 팔아먹는 정책을 쓴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말의 성공을 거뒀지만,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제품 자체에 철학을 담고자 노력했던 애플은 서서히 재평가 되고 있다.
그럼 필자의 사용 경험상 어떤 것들이 완소인지 좀 알아보도록 하자.
1. 부드러운 터치감
이건 두말할 나위 없이 사용해본 모든 사람이라면 엄지를 치켜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감압식 터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부드러운 감과 멀티 터치로 이미지나 웹화면을 멋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보다보면 조그만 액정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터치팬을 이용하여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하드웨어적 기능이나 어플이 없다는 것은 좀 아쉬운 감도 있다. 그런 기능이 있다면 회의 시간에 별도의 다이어리나 메모장이 필요 없을 것이다.
2. 블로그, SNS, 메일, 달력 연동
모바일의 이동성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블로그나 SNS, 메일, 달력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이 핸드폰으로써가 아닌 포스트 PC의 선두주자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3. G센서를 통한 사용자 편의성 증대
사실 윈도우즈 모바일에도 가로보기 세로보기 기능은 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메뉴에 들어가서 선택을 하는 것은 역시 불편하다. 방향에 따라서 알아서 화면이 따라가주는 아이폰의 화면은 정말 편리하다. 거기다 북이나 만화 어플의 경우, 폰을 비스듬히 기울이면 기울기의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스크롤되는 속도가 조절되니 별다른 조작 없이도 쉽게 책을 볼 수 있어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4. 영상 재 플레이
아이팟으로 동영상을 보다가 전화가 오거나 다른 일 때문에 빠져 나갔다가 다시 플레이를 시키면 2-3초 정도 앞의 화면부터 다시 보여준다. 사실 별거 아닐지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자연으럽게 앞 화면을 상기시켜줌으로써 맥이 끊기지 않고 몰입할 수 있다. 사실 별거 아닐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용자에 대한 작은 것 하나까지도의 세심한 배려가 감동스러울 뿐이다.
5. 이어폰이 연결되어 있어도 전화는 스피커로...
사실 이것도 제조사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이어폰을 연결했다고 해서 사용자가 항상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폰들은 대부분 이어폰에서만 벨소리가 나겠지만, 아이폰은 스피커로도 벨소리가 난다. 그래서 이어폰을 듣고 있지 않아도 전화가 온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6. GPS를 이용한 LBS 기능
사실 나침반 기능도 GPS칩을 이용했다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방향을 잡아주는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 개발자로써도 그냥 신기할 뿐이다. 거기에다 구글 맵이나 다음지도를 통하여 현재 위치를 통한 길찾기나 로드뷰, 교통량 조회 같은 기능은 편리하기도 편리할 뿐더러, 버스, 지하철 같은 교통 기능과 함께 삶의 질을 높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상과 같이 아이폰은 알게 모르게 사용자를 위한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제품에 혼을 담으려는 노력... 그것은 분명히 한국의 기업들(특히 대기업)이나 서비스 제공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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