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카 다브라를 처음엔 일본식 수리수리 마수리로 알았다. 옛날 광광클럽이라는 일본 가수의 노랫말 중에 "아브라카 다브라" 라는 가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백과사전을 찾아본 결과 "이 문구는 부적으로 사용되는 아브라크사스의 돌에서 발견된다. 그노시스파의 의사 세레누스 사모니세스는 오한이나 열의 예방 또는 치료로서 그 문구를 외도록 했는데 차차 그노시스파 이외의 사람들도 사용하게 되었다. 근대에 와서는 복잡하고 비과학적인 가설에 대한 경멸적 표현으로 사용된다." 라는걸 알게 되었다.
사실상 이 노래는 다른 걸그룹들의 노래보다 임팩트가 강했다. 무거운 신디 사운드에 주술적인 느낌과 몽환적인 분위기, 거기다 아방가르드한 춤까지... (나르샤의 레인보우 식스를 연상케 하는 헤어컷도 물론 한몫했지만) 처음 듣자마자 마치 중독 수준이 되어버려서 노래가 나올때마다 끝까지 보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들었다. 뮤직비디오도 사실 좀 충격이었다. 다른 여자랑 바람핀 남친을 제거(?)해 버리는 듯한 내용과 마지막에 동성애 코드. 다분히 성적인 메타포로 가득찬 신들과 함께...
사실 작년에 "어쩌다" 라는 노래도 소리 없이 강했다. 브아걸이라는 이름은 날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리듬과 멜로디에 많이 사랑 받았던걸로 기억한다. 거기에 미료의 수준급 랩 실력도 각종 CF나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역시 '아브라카 다브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대형 음악기획사들이 포진한 가운데 브아걸의 성공 요인은 새로운 시도였다고 본다. G드래곤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지만 노래+스타일+퍼포먼스가 맞아 떨어져 시너지를 발휘한 것 같다. 약간 후크적인 느낌도 들어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음악적 / 비쥬얼적 감각만 있다면 기획사와 상관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케이스를 보여준 것이다.
오늘 GD의 Heart Breaker를 패러디한 CD Breaker라는 노래가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전파되는 것을 보고 느낀 점은, 역시 아이디어만 참신하다면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돋보이게 할 감각만 있다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히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더군다나 불황이라는 음악시장 가운데서도 음반과 음원만으로 100억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어떤 상징성이 있다. 필자로 하여금 신디를 제대로 주무르고픈 충동이 느껴지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브아걸은 무슨 주문을 외웠을까? 그녀가 내 남자에게서 떨어져 달라는 주문을 외웠을까? 아니면 하늘에서 돈다발(한 100억쯤?)이 뚝 떨어져 달라는 주문을 외우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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