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타 블로그에 게재했던 내용인데 다시 포스팅 합니다. ★
80년대 까지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 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다.
당시의 영화를 보면 코피를 쏟아가며 도서관에서 밤을 새는 가난한
모범생 친구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있는 집에서 투여하는 물량공세를 없는 집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고액과외나, 어학연수나, 유학이나, 다 없는 집에서는 꿈도 못꾸는 것들이다.
어쩌면 부유한 가정이 안정적이고, 가난한 가정이 결손적이라는 통념이 점점 들어 맞아
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지지부진한 세태 이야기를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학창시절 미처 깨닫지 못하고, 군대를 다녀 와서야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재미가 없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잔소리와 몽둥이, 시험으로써 나에게 공부라는 것의 흥미를 저만치 떨쳐버리게 했던,
부모님, 선생님, 학교로부터 심심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글의 집필에 대한 동기를 부여 받게 되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하는 것,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하는 것,
그것은 공부가 아니다. 공부란 정말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욕구가 뿜어져
나와 그 대상에 대해 파헤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것이 그 흥미를 찾아주는게 목적인데, 우리나라 교육은 그 흥미를 아주
잘근잘근 씹어서 으깨어 주고 있다. 학생들의 머리통을 망치로 때려서 망가트려 놓고 뇌가
잘 굳도록 본드를 주욱 짜 넣어서 고정시킨 다음, 자칭 지식이라는 영양가 없는 쓴물을 주사기에 넣고 머리통 속에 주욱 주입시켜 버린다. 그것을 과연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정작 대학에 입학해서는 공부를 하겠는가?
상아탑을 쌓아야 할 대학생들이, 공부에는 흥미 없이 놀 궁리만 하고, 이성하고 히히덕 거릴 생각만 한다. 대학 주변 유흥가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솟아나오는 학생들의 용돈을 야금야금 독식하고 있다.
그도 그럴듯이 3년간 망치로 고장난 머리, 본드로 굳어버린 머리, 저질 지식으로 황폐화 된 머리를
가지고, 공부에 학을 띤 학생들이다. 책이 보고 싶어질 리 없다.
아, 요즘엔 취업경쟁 때문에 공부를 한다고 한다. 누누히 얘기하지만 그건 공부가 아니다.
아무 흥미 없이 취업을 위해서, 점수를 따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진짜 좋아서 하는 공부는, 재미있다. 밤을 새도 시간가는줄 모른다. 잠시 책을 놓게 되면
다음 공부할 시간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그것이 바로 흘러가는 죽은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산 지식이 된다. 좋아하는 외국인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외국어를 공부하는 친구가
있다고 치자. 그는 가만히 앉아서 무의식 적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문법책을 정독하지 않는다.
자기가 쓸 표현을 직접 찾아서 번역해두고, 상대의 이야기를 한문장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켜며, 다시 이야기 할땐 더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즐겁게 공부를 한다.
그런 것이 즐거운 공부, 살아 있는 공부, 즉 공부의 재미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은 주변에서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또한 놀기도 잘 논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찾아서, 열심히 해 나가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엘리트 날라리라고 부르고 싶다. 자기 주관이 뚜렸하고(남들이 뭐라한다고
굽히지 않고), 자기 개성이 뚜렸하고(자기를 표현할 줄 아는), 그러면서 자기가 할일은 다 끝내며
자기 분야에 비범함까지 갖춘.. 이런 학생들이 주변에 넘쳐날때,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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