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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야기

뒤처진 한국, 늦게나마 `소·프·트·웨·어!` (2011.08.26)

by 천년백랑 201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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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 출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 세계 IT생태계 지각변동에 당황하던 한국이 늦게나마 소프트웨어(SW)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사이 혁신적인 OS(운영체제)를 앞세워 모바일시장의 핵심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 등에 한방 얻어맞은 뒤 정신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휴대폰제조사 등을 모아 한국형 운영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힌데 이어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국책연구기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기업인수, 전문인력 육성 및 확보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인터넷기업 NHN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직접 키우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NHN은 25일 2013년 개원을 목표로 ‘SW 아카데미(가칭)’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며 2015년까지 매년 120명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한다. 김상헌 NHN 대표는 “NHN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 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이 회장의 지시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 직후에 나와 삼성의 비장함을 더했다. 삼성은 우선 인재 확보에 나서 최근 미국 아이비리그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인재 40여명을 확보했다. LG전자도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글로벌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휴대폰 제조사뿐 아니라 NHN을 포함한 포털, 통신사 등 IT 관련 기업들 모두 적극적인 인력확보에 나섰다. 이에 앞서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일어나는 등 소프트웨어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나섰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특화한 국책 연구기관을 추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미래선도 SW 연구원’을 설립하고 2013년부터 연 1000억원을 들여 연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3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바일 OS를 포함한 웹기반 오픈형 OS를 개발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참여한다.

현재 세계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등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국내 OS는 삼성전자가 만든 ‘바다’뿐이다. 이마저도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강력한 OS를 기반으로 PC시장을 장악했고, 휴대폰 핵심 칩 기술을 보유한 퀄컴의 사례처럼 향후 모바일시장 등에서 국내사들이 조립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정부 주도의 OS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늦게라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다행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면서 “실리콘밸리의 중소 벤처회사들이 미국 IT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부와 대기업 위주의 산업 개선책이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다만 냄비 끓듯 하다 식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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