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카츠히로(黒田勝弘)의 비빔밥 끌어내리기

백랑칼럼/문화평론 | 2009.12.29 15:11 | Posted by 21c 글로벌 선진 리더 천년백랑
산케이신문의 한국 지부장 구로다 카츠히로씨의 비빔밥에 대한 포스팅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팀이 뉴욕타임즈에 광고한 비빔밥 기사가 아무래도 그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 것 같다. 그의 포스팅에도 보여 지듯이 멋진 모습으로 나와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마구 비벼서 먹는 음식인 비빔밥이 모양이 많이 빠져 보였나보다. 양두구육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내뱉은 포스팅에는 문화적 우월감으로 우쭐해하는 그의 모습이 여실히 보여진다.

그럼 어떤 표현을 써서 비빔밥의 세계화라는 명제에 대해 빈정거림과 폄하를 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1.  재한일본인들과의 망년회에서 비빔밥의 세계화에 대해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고 했다. 일본인들끼리 모여서 비빔밥의 세계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모두 의아해 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편견에 불과하다. 회를 먹지 않는 사람은 당연히 초밥을 살아있는 생선살을 써서 만든 불결하고 역겨운 음식으로 오해할 것임은 당연하다.

2. 엉망진창인 정체불명을 스푼으로 떠먹는다고 했다. 사실 일본에는 비벼먹는 식습관이 없다. 기껏해야 섞어먹는 정도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먹는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재료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엉망진창이고 정체불명이라고 한다면 이쪽에서도 할 말은 있다. 바로 일본의 덴뿌라 우동이 그것이다. 덴뿌라는 튀김을 의미한다. 바삭바삭한 튀김을 우동에 바로 넣어 축축하고 흐물흐물하게 먹는 그것자체가 엉망진창에 정체불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 양두구육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한국인의 개고기문화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마치 꼬마애가 반장선거의 후보의 변을 하는 자리에서 상대 후보를 가리키며 "쟤는 옷이 이상하니까 반장의 자격이 없어요" 하고 떠벌리는 것과 별로 다른 것을 모르겠다. 한마디로 유치하다.

4. 특히 "何でもビビって(?)食べるくせがある。" 라는 문장은 교묘한 단어선택으로 "무엇이든 비벼 먹는 습관이 있다" 라는 의미와 동시에,  "무엇이든 쫄아서 먹는 습관이 있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게끔 해 놓았다. (퀘스쳔마크-?- 를 쓴 뉘앙스는 오히려 후자에 가깝다)  말장난으로 한 나라의 음식에 농을 던지고 있으니, 참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도 세계적으로 널리 전파된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때 왜 익히지도 않은 숙주를 넣어서 먹는지, 도저히 입에 맞지도 않는 향채를 왜 넣어서 먹는건지 이해하지 못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쌀국수를 몇 번 더 먹어보고 나서는 쌀국수는 맛으로 반, 향으로 반을 먹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위의 예에서 보여지듯이 사실 어느 나라의 전통이나 문화, 식습관은 오랜 시간을 두고 계승 발전 된 것임으로 한 일견으로 비판을 한다는 것은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행동이다.


한 신문사의 해외 지부장이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와 나라를 대표해 와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상대의 문화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폄하 하는 행위는 "나와 내 회사와 내 나라의 품성이 이렇게 낮은 것이라오" 하고 떠벌리는 수준 밖에 안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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