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

본격 학원 누아르 크로우즈 제로, 크로우즈 제로2

by 천년백랑 2009. 12. 13.
728x90

한국에서도 개봉을 했었으나, 재미 없을거라 생각하고 챙겨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일본영화 전문 평론가라고 자처(?) 하는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보게된 영화이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뿜어져 나오는 불량스러우면서도 무모하리만치 거대한 스케일에 놀라 부랴부랴 찾아본 스텝 리스트에서 놀랍게도 '미이케 다카시'를 찾을 수 있었다. BGM이나 배경, 소품이 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우울한 청춘'과 비슷해서 그 영화의 감독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의 감독은 고어 무비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였다. 그리고 역시 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가 이전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고어적인 요소는 없었지만, 가장 양아치스러운 비쥬얼과 리얼리티는 두 개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에 대해 인색이란 단어가 있을 수 없다.

이야기는 스즈란이라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런 학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오로지 싸움을 위해 모인 까마귀들 뿐인 학교가 바로 스즈란이다. 거기에 사랑 이야기와 야쿠자의 개입이 적당히 얼버무려져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다. 하지만 주요 내용은 스즈란의 짱이 되기 위한 녀석들의 '주먹질' 과 '동맹'에 관한 이야기이다.

 

GPS 군단

 

세리자와 군단


귀공자 스타일의 '오구리 슌'이 연기하는 '일진'이라는 것은 왠지 어색한 감은 있다. 물론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긴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허리에 체인 장식을 한 오구리 슌의 모습은 양아치의 그것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마스크의 부족한 임팩트를 연기로 잘 메꿔주고 있다. '세리자와' 역으로 분한 전차남의 연기파 배우 야마다 다카유키의 배역도 인상깊었다. 처음에는 전차남의 주인공인지 못알아 봤지만, 어쩐지 누구하고 많이 닮았다 했는데 어떻게 보면 한국의 최고 인기 배우 '장동건'과도 닮은 듯 하다. 누군가는 키가 165인 장동건은 사양한다라고 했는데 글쎄 내가 봤을땐 야마다 다카유키는 연기도 잘 하고, 키는 작지만 분명히 루저는 아니다. 그리고 그가 연기한 세리자와라는 배역도 충분히 개성적이고 매력적이다. '가난뱅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의리를 중시하고 엉뚱한 면도 있는 매력적인 배역임에 틀림이 없다.

주요 배역이 20명 가까이 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전부 개성이 넘치고 신선함이 살아 넘치는 캐릭터 들이다. 가장 불량스럽지만 어딘지 귀여운 면이 있는 미카미 형제, 생긴건 흉칙하고 도둑놈 같이 생겼지만, 여자의 냄새만 맡아도 사정해 버리는 다카시. 냉정하면서도 승부사를 즐기는 슌. 등등 정말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은 당장이라도 스크린에서 뛰쳐나와 맞짱이라도 뜰 것 같은 리얼리티와 재미를 전해 준다. 거기다 2탄에서는 호센의 주먹들이 합세하며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멋있고 매력적인 배역이 바로 똘만이 켄형인것 같다. 자신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타키야 겐지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던 모습이나, 자신이 두들겨 맞더라도 동생들 앞에서 가오를 세우던 모습, 비록 야쿠자 똘마니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살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 등 적당히 버무려진 인간적인 연기가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영화와 만화가 바로 '화산고' 와 '드래곤 볼' 이다. 학원의 최고수가 되기 위해 쎈 놈들이 실력을 겨루는 컨셉은 '화산고'와 동일하다. 타키야 겐지가 장혁인것 같고, 세리자와가 김수로 인 것 같다. 숨겨진 괴물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만)은 권상우 인 것 같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친구가 되며 새로운 적과 싸우는 컨셉은 '드래곤 볼'과 동일하다. 타키야 겐지는 손오공인것 같고, 다카시가 천진반, 슌이 야무치인것 같다. 크로우즈 제로의 원작인 만화 '크로우즈'의 작가가 '화산고' 를 보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드래곤 볼'은 분명 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만화가로써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드래곤 볼'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적 정서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일본의 실상을 좀 알고 일본 영화를 재미있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역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차기작 '13인의 자객'도 벌써 기대가 된다.

 

728x90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호  (0) 2014.08.30
쿵푸허슬  (0) 2014.08.30
어거스트 러쉬  (0) 2014.08.30
이겨라 승리호 (얏타만)  (0) 2010.01.15
닌자 어쌔신 - 세계 최초 동양인 액션 히어로 탄생  (12) 2009.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