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이야기

지용, 재범, 강인 아이돌 수난시대

by 천년백랑 2009. 9. 19.
728x90

90년대 중반부터인가? HOT와 잭스키스가 청소년의 우상으로 대표로 대중에 군림했을때부터일까? 이땅에 아이돌의 시대가 도래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비스무레한 것은 있었다. 소방차나 세또래는 원조 남녀 아이들로 볼 수 있고, 5명 이상의 그룹으로 활동한건 '잼'이라는 혼성 아이돌 그룹이 시초였다. 잼과 더불어 당시 활동하던 이규석, 안혜지 등 몇몇 가수 들이 합세해 '통큰아이'라는 진보된 형태의 패밀리도 탄생했었다. (아마도 양현석의 YG패밀리나, 이상민의 브로스, 2PM과 2AM이 합쳐진다는 One day 같은 형태가 그 모방일 것이다.) 여튼 그 뒤로 아이돌이라는 이름의 여러 그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가 시작했다. 굵직했던 몇몇 그룹만 뽑는다고 해도 HOT, 잭스키스를 필두로, GOD, 신화, SES, 핑클, 베이비복스, 동방신기, SS501,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원더걸스, 소녀시대, 샤이니,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등등. 일단 좀 알려진 그룹이 이 정도니 셀수도 없이 많은 아이돌 그룹이 생겨나고 소멸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것이다.

그러면 아이돌로 활동하는 것이 어떤점이 좋을까? 일단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팬층이 더 두꺼워지게 된다. 솔로로 활동하게 되면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레파토리가 한정이 되게 되며 라이브로 댄스음악 같은걸 하기가 힘들지만, 여럿이서 나누어 부르면 자기가 맡은 부분만 책임지면 되니 훨씬 수월해진다. 또한 각자의 개성에 따라 좋아하는 팬들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팬층도 두꺼워진다. 또 한가지. 아마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맴버들간의 시너지다. 함께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경쟁도 하게 되고 격려도 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동안 서로 힘이 되고 의지가 될 것이다. 또한 여러 사람의 개성이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그것도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통큰아이처럼)

이런 가요 시장의 아이돌 시스템이 확고한 형태의 데뷔 시스템이 되면서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고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인력시장이 되어 버렸다. 애들 몇명 가둬놓고 몇년간 게런티도 없이 죽도록 훈련시키고, 그 다음에 시장에 내다 파는 형국이다. 기획사와의 불공정 계약서로 매일 스케줄에 쫓기면서 쉬지 못하고 일해도 결국 손에 쥐어지는 것은 많지 않은 돈이고 그나마 활동이 없으면 아무 수입 없이 집에서 쉬어야 한다. 그러므로 짧은 젊음을 팔아 수익을 챙기려고 하다보니 스타나 기획사나 방송사에 갈등이 빚어지게 되고 요즘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팬들과 안티 사이에서도 또한 많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동방신기의 소속사와의 갈등, G드래곤의 이번 표절 논란이나, 재범의 한국 비하 문제, 강인의 폭력사건 가담 문제도 그 표출이 아닐까 싶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90년대 잘 나갔던 아이돌 스타들 (소방차, Ref, 노이즈, 쿨 등)이 당시의 멤버간의 갈등이나 다른 여러 사건들을 토크의 소재로 삼으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당시로써는 차마 밝힐 수 없었던 여러 다툼이나 사랑같은 문제를 들으며 그들도 스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사람이고 공인이라고 하기엔 어리고 부족했던 여러 실수들을 했었던 그냥 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무섭게 인기를 얻고 청소년의 우상이 되어버리는 날엔 모든 첨예한 갈등이 대립된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사실 그들이 그리 인기가 없다면 자기 게시판에 자국 비하를 쓰던, 표절 논란이 일던, 폭행 사건에 가담이 되었건 그리 큰 이슈가 되지 않았을것이다. 그냥 신문이나 뉴스 한 토막 칼럼으로 지나가며 어 그런일이 있었나보네 하고 지나쳤을 일들이 그들 자신들도 감당 못하는 인기 때문에 첨예한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음악 시장과 아이돌의 사회적 지위나 가치 같은 것들이 성숙하는 단계에 있고, 차차 안정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지금 당장에는 죽자 사자 매달리는 이런 갈등들이 나중에는 웃으며 회상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아이돌 스타들의 실수는 일본 아이돌 스타들의 스캔들보다 훨씬 귀여운 면은 있다 (현재 과거에 찍었던 누드 사진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AKB48의 아스카, 술먹고 공원에서 나체로 소란을 피웠던 SMAP의 쿠사나기 츠요시 - 국내에서는 초난강으로 더 알려진 - , 또 주차 단속 경찰을 차로 치고 달아난 역시 SMAP의 이나가키 고로, 창녀와의 섹스 스캔들로 세간을 주목시킨 아라시의 오노사토시 등). 어쨋든 건전한 아이돌과 건전한 사회 문화가 어우러져 더욱 발전해 가는 가요 시장과 아이돌 가수들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