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구리의 추억

백랑칼럼/문화평론 | 2012.05.02 22:47 | Posted by 21c 글로벌 선진 리더 천년백랑

 

 

 

 

 

아마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이게 뭔지 잘 모를것이다.


또 지역마다 명칭이 틀려서 다르게 부르는 부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잘못 발음하면 '성교'를 의미하는 은어가 되기도 하는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뽀구리의 제조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1. 라면 봉지를 위에만 살짝 뜯고 스프를 꺼낸다.

(이때 터지지 않게 주의 해야한다. 봉지가 터지면 뽀구리의 생명은 끝이다.)


2. 라면을 봉지에 담겨진 채로 잘게 부순다.


3. 스프를 1/2에서 2/3 가량 넣고 뜨거운 물을 붇는다.

 
4. 봉지의 터진 윗부분을 고무줄 같은 것으로 묶고 적당히 익으면 포크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군대에서 라면이라는 음식은 사회에서의 안심 스테이크나 삼선짬뽕에 버금가는 먹거리이다.

 

사단 의무대에 입원해 있을당시 라면먹으러 오라는 말에

 

식판을 들고 노래하면서 춤추며 달려나가는 사병을 본적이 있다.

 

야간 근무시 먹는 라면맛을 어디에 비유할 수 있을까.

 

그러나.. 라면을 끓여먹기 적당하지 않은 장소나 시간에 뽀구리는

 

그 위력을 발휘한다. 라면과 뜨거운물만 있으면 냄비가 없어도

 

불이 없어도 해먹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선임병은 끓인 라면보다 뽀구리가 더 맛있다고 그것만 해먹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도 구파발 방벽이라는 곳에 조작병으로 근무하면서는 먹을 것이 풍부했기 때문에

 

(부대 마당에서 꼬질대로 닭을 바베큐 해먹을 정도였으니깐) 별로 먹을 일이 없어졌지만,

 

사단에 있을 때는 심심찮게 먹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무슨 맛으로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시절 겨울에 막사에서 사병들끼리 해먹던 그 뽀구리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맛 보다도 그런 힘든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게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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